FPS게임의 창시자 존 카멕의 게임과 삶

내가 생각하던 삶을 살고 있는 분. 맘이 아프구려...에구....

FPS게임의 창시자 존 카멕의 게임과 삶

기사입력 2008-11-06 11:45

[쇼핑저널 버즈] “한 가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성공을 위한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 오직 목표에만 초점을 맞춰라.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 발걸음을 내딛어라. 만약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다른 길도 함께 가보고 더 나은 것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라” 존 카멕은 그야말로 천재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수 없는 역사상 최고의 슈퍼 게임 프로그래머다. 그는 FPS(First Person Shooter: 1인칭 액션 슈팅게임)라는 게임 장르를 창조했을 뿐 아니라 앞선 3D 기술로 전체 게임 프로그래밍 분야에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그가 처음 세상을 놀라게 한 작품은 커맨더 킨(Commander Keen)이였다. 런&액션 게임방식으로 한때 슈퍼마리오3의 카피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개인용 컴퓨터에서 당시 최신 게임기에 뒤지지 않는 부드러운 스크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한 커맨더 킨은 게임 판매 방식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게임 산업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른바 쉐어웨어(ShareWare)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공짜로 게임을 인터넷에 마구 배포해 많은 사람이 게임을 접하게 하는 것이다. 단 게임은 정해진 스테이지만 할 수 있는 제약이 있었다. 즉 첫 번째 한판만 할 수 있는 미끼용 프로그램이었다. 다운받은 사람이 게임을 실제 플레이해보고 재미가 있으면 회사에 온라인으로 구입의사를 밝히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면 회사에서 전체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보내게 되는 방식이었다. 어포지(APOGEE: 현재 3D 렐름사로 회사명을 변경)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쉐어웨어 판매방식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 세계 아마추어 게임 제작자가 문턱이 높은 게임 유통업체에 휘둘리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자체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계기가 마련됐던 것이다. 존 카멕이 게임업계에 풍운아로 본격적인 이름을 알린 것은 울펜슈타인(Wolfenstein) 3D를 통해서였다. 1992년 도스 버전으로 발매된 울펜슈타인 3D는 진정한 의미의 3D 그래픽은 아니었지만 1인칭 액션 슈팅게임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었다. 나치 독일이 장악한 울펜슈타인 성을 탈출하는 내용의 이 게임은 1인칭 시점에서 적을 쏴 맞춘다는 FPS게임의 틀을 완성했다. 특히 게임의 아이템 체계와 특정 출구를 찾아야 미션이 완료되는 방식은 지금 시점에서는 간단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 시도였으며 현재의 1인칭 액션 슈팅게임에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다. 존 카멕의 다음 작품인 둠은 각종 언론으로부터 게임 역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게임으로 선정될 정도로 게임 산업에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둠은 기술적인 면에서 당시 3D 엔진에 혁신을 불러왔으며 네트워크 플레이를 제공해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연결해 게임 대결을 펼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데스매치로 명명된 이 네트워크 플레이는 쉰들러 리스트를 찍기 위해서 유럽에 머물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죽은 시인의 사회로 유명한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미국에서 매일같이 서로 네트워크를 연결해 게임을 즐긴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던 게임 시스템이다. 데스매치는 차후에 배틀넷이라는 개념으로 확대 발전한다. 데스매치가 이미 안면이 있는 사람이 서로의 인터넷 주소로 찾아가 게임을 즐기는 것이라면 배틀넷은 얼굴도 모르는 세계의 게이머들을 로비라는 곳에 끌어 모은 후 서로 연결시켜주는 인터넷 서비스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은 차후에 대규모 온라인 게임으로 발전한다. 둠 이후에 존 카멕의 진수가 새롭게 드러난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바로 그가 개발한 게임의 소스를 모두 공개한 것이었다. 이것은 그전의 게임 산업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시도였다. 그는 하나의 단체나 사람이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진정한 해커였다. 그가 GNU정신(소프트웨어의 소스를 공유하자는 운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둠의 엔진과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3D 게임계는 획기적인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 그의 게임 소스를 보면서 3D 프로그래밍에 눈을 뜬 많은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그는 프로그래머들의 절대적인 영웅으로 등극하게 된다. 수년간 땀 흘려 이뤄낸 게임의 핵심 소스를 아낌없이 공개했으니 그가 보여준 나눔의 정신은 전 세계 게임 프로그래머들에게 경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정보 공유 정신은 그가 게임의 엔진들을 특허로 등록하지 않은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3D 게임 엔진의 선구자인 존 카멕이 자신의 기술을 특허로 등록했다면 게임회사들은 그에게 수억 달러의 로열티를 물어야 하고 그만큼 3D 기술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가 기술을 독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수억 달러가 될 수 있는 원천적인 특허기술에 대해서도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다른 게임 회사에서도 함부로 특허기술을 등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말과 행동 덕분에 사람들의 특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져 게임 개발사가 무리하게 등록하면 비난의 집중 포화를 피해갈수 없게 된 것이다. 둠의 또 다른 의의는 바로 MOD(Modifications: 변형)붐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는 둠의 엔진과 함께 게임 개발툴을 공개했는데 이 개발툴을 이용하면 새로운 게임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다. 초기의 개발툴은 아마추어가 직접 만들기 힘들었지만 그는 일부러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누구나 쉽게 게임을 변형시킬 수 있는 개조툴을 만들어 배포했다. 물론 1인칭 액션 슈팅게임이라는 게임 시스템 자체는 변화를 줄 수 없지만 게임 개조툴을 사용하면 게임 캐릭터와 아이템, 배경, 스테이지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OD가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의 제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MOD 게임 제작을 통해 개발사로부터 인정을 받고 스카우트된 경우가 허다했다. MOD 개조 게임을 개발해 프로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된지 오래다. 최고의 FPS 게임이라고 불리는 ‘하프라이프’의 개발진만 해도 둠의 개조툴로 게임을 개발하다 모인 사람들이 만든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밖에 배틀필드2의 제작진도 MOD로 게임을 개발하던 아마추어에서 프로 게임 개발자로 스카우트된 팀이다. 이렇게 MOD 덕분에 게임 개발자의 꿈을 이룬 아마추어는 수두룩하다. 그리고 이러한 MOD의 원조가 바로 둠이다. 존 카멕의 업적이 집대성된 게임은 1996년에 발매된 퀘이크다. 퀘이크는 진정한 의미에서 100% 3D 게임이었다. 울펜슈타인 3D와 둠은 2D와 3D기술이 혼재됐지만 퀘이크는 화면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3D로 구현해 3D 게임엔진의 진정한 시작으로 불리는 게임이 됐다. 퀘이크는 무려 32명이 동시에 데스매치를 즐길 수 있어 전 세계에 네트워크 게임 붐을 다시 한번 일으켰다. 또한 더 쉽게 만들어진 게임 개조툴 덕분에 더 많은 아마추어 제작자가 열정을 가지고 게임 개발에 뛰어들게 했다. 또한 그는 퀘이크의 성공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게임의 모든 소스를 공개해 게임 프로그래머들에게 찬사를 들었다. 그리고 퀘이크는 게임 산업 측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그것은 게임엔진의 판매였다. 퀘이크의 게임엔진을 사용해 상용게임을 만들 경우 로열티를 받는 이 방식은 게임회사들이 새롭게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큰 모티브를 제공했다. 소규모 회사들이 처음부터 게임을 개발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또한 많은 시행착오로 인해 중간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존 카멕이 개발한 퀘이크 엔진을 구입해 사용하면 기술적인 문제로 제작을 중지해야 하는 위험은 줄어든다. 그뿐 아니라 게임 개발기간도 단축하고 시행착오 없이 처음 계획했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물론 게임엔진을 돈으로 구입해야 하지만 게임 개발과정의 위험을 대폭 줄인다는 측면에서 게임 개발에 혁명적인 변화를 제공했다. 초기에는 존 카멕의 3D 게임엔진을 사용한 다른 회사의 게임은 Id 소프트웨어 보다 질이 낮은 게임을 개발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존 카멕은 3D 엔진의 기술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자기가 만든 엔진을 사용하면 어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게임을 개발한다. 재미보다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덕분에 다른 회사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새롭게 게임을 개발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즉 3D 게임 엔진을 구입한 다른 회사는 시나리오나 캐릭터에 더 신경을 써서 게임에 색다른 재미를 첨가해 얼마든지 Id 소프트웨어의 게임과 차별화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존 카멕은 앞선 기술을 선보인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아 이익을 창출하고 존 카맥의 엔진을 구입한 회사는 게임에 재미요소를 더욱 첨가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임을 개발한다. 이러한 구도 덕분에 존 카멕과 다른 회사는 윈윈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퀘이크2보다 퀘이크2 엔진을 사용한 하프라이프가 더욱 성공을 거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존 카멕이 고안한 이런 사업모델이 게임회사 전체로 보면 큰 이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존 카멕이 3D 게임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자 각종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에게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의 말 한마디에 따라 사람들이 게임을 위한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기 때문이다. 물론 존 카멕의 게임을 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486에서 펜티엄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CPU는 게임 제작사의 역량과는 상관없이 원래 가지고 있는 성능을 그대로 발휘한다. 그래픽 카드는 조금 미묘한 문제다. 그래픽 카드회사는 게임개발사 차원에서 어떤 카드를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성능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3D업체의 선두 업체는 부두(VoodDoo)사였다. 이곳에서는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글라이드(Glide) 모드라고 하는 3D 기술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존 카멕이 글라이드는 사용환경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자신의 게임에서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부두사의 그래픽 카드 대신 존 카멕이 지원하겠다는 엔비디아(Nvidia)사로 급속하게 옮겨간 것이었다. 결국 부두사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엔비디아에 인수당하고 결국 컴퓨터 산업계에서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존 카멕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아직도 많은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덕분에 전 세계 그래픽 카드 회사들은 제발 자신의 제품을 존 카멕의 3D 게임엔진에서 지원해 달라고 청탁을 해야 할 상황이 돼버렸다. 하지만 존 카멕은 특정 회사의 후원금에 의해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진짜 자신의 신념과 소신에 맞는 그래픽 카드를 지원하고 추천한다. 존 카멕은 이렇게 돈이 아니라 유저의 입장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더욱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둠을 보면서 정말 무서웠다. 특히 둠3의 경우는 절대 밤에 혼자서 게임을 하지 않을 정도로 소름돋는 게임이었다. 이렇게 잔혹하기 그지없는 게임을 개발한 사람은 분명 아주 괴팍하거나 뭔가 달라도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모범생처럼 생긴 존 카멕의 실제 얼굴을 보고서는 매우 놀랐었다. 정말 상상이 안가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겉은 저렇게 생겨도 분명 성격 파탄자거나 난폭한 사람일 것이라고 마음대로 추측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경찰과 문제를 한 번도 일으킨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지역사회에 많은 기부를 하기로 유명한 모범시민이었다. 그리고 이미 언급했다시피 자신이 개발한 게임소스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특정기술을 독점하거나 특허로 등록하지도 않을 정도로 나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덕분에 게임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최고로 존경하는 사람이자 우상이고 영웅이 돼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존 카멕에 대한 안 좋은 선입관을 가졌던 것이 미안할 정도다. 게임계의 슈퍼스타이자 백만장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활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하루 여덟 시간을 꼬박 챙겨서 자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게임 개발에 투자한다. 존 카멕이 게임을 개발할 때는 주위에서 아무리 큰소리로 떠들어도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존 카멕은 출근하면서 식사대용으로 콜라와 피자를 미리 사와서 퇴근할 때까지 다른 일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직 컴퓨터와 씨름을 한다. 이렇게 회사와 집밖에 모르는 그는 따로 사치를 즐길 시간 자체가 없다. 물론 그가 자신의 돈을 아낌없이 쓰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다. 세계 제일의 스포츠카인 페라리에도 만족 못해서 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개조한 터보 엔진을 달 정도다. 속도는 그가 만든 3D 게임엔진에서도 그렇듯 존 카멕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집착하는 부분이다. 오직 속도를 만끽하기 위해서 우주 로켓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존 카멕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가 페라리 자동차로 일반 도로에서 과속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한 번도 교통경찰에게 스티커를 발부받은 적이 없는 모범 운전자다. 그가 페라리 자동차로 최고 속도를 즐기는 곳은 오직 레이싱 경기장 안에서일 뿐이다. 그나마 그 페라리 자동차도 Id 소프트웨어가 주최하는 퀘이크콘(Quakecon)의 부대행사인 퀘이크 게임 대회 우승자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한편 그는 한국계인 캐서린 안나 강과 결혼해 한국 언론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들은 4년간의 열애 끝에 2000년도에 결혼했고 2004년도에는 튼튼한 아들을 낳아 전 세계 게임 팬들의 축하를 받았다. 존 카멕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부인이라고 할 정도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울고 있는 아이를 도저히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를 때 그녀가 나타나 능숙하게 잠재우는 것을 보면 너무 사랑스럽다고 한다. 두 사람은 둠이나 퀘이크를 플레이하거나 로켓을 만들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데 존 카멕은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한다.